남자 올림픽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28일 파주NFC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0 도쿄 올림픽 준비 상황과 계획에 대해 밝혔다. 한국은 21일 진행된 조추첨식 결과에 따라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김학범 감독은 조 편성과 함께 대회도 시작된 것이라며 올림픽 메달권 진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학범 감독은 6월 진행 예정인 소집 훈련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열린 AFC U-23 챔피언십 이후 정예 멤버가 모두 모인 소집 훈련을 한 번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갖가지 난관을 해쳐나가야 하는 김학범 감독은 정부와 KFA의 전폭적인 지원을 건의하며 “다 함께 머리를 맞대 우리 앞에 놓인 숙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 기자간담회의 주요 내용이다.
AFC U-23 챔피언십 이후 선수 전부를 소집한 적이 없다. 1년 3개월 동안 선수들을 완전체로 못 모은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6월 소집 훈련이 굉장히 소중한 기회다.
[명단에 대해]
알다시피 50명의 선수 명단이 대한체육회로 넘어갔다. U-24 선수 39명과 와일드카드 11명이다. 와일드카드 11명은 골키퍼를 포함해 모든 포지션에 들어가 있다. 손흥민도 있다.
아직 최종 명단에 대해서는 나 또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6월 훈련이 그만큼 중요하다. 21일 조 편성이 완료된 후 코칭스태프들이 상대 팀들의 경기를 분석하고 있다. 이후에 와일드카드를 포함한 최종 명단을 결정해야 한다. 50명의 모든 선수가 대상이 될 수 있다. 6월 훈련에서 선수들을 다시 파악한 다음 와일드카드를 누구로 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몇 명은 내 마음속에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상황에 따라 바뀔 것이다. 와일드카드 후보 11명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구단의 생각, 차출 가능 여부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50명의 명단은 두 달 전 IOC에 제출한 70여 명 명단에서 추린 것이다. 때문에 두 달 전 마지막까지 체크했던 선수는 명단에 들어갔지만 그 뒤에 체크한 선수는 못 들어갔다. 바꾸고 싶어도 못 바꾼다. 6월 훈련에는 50명 중 26명 내외로 압축해 소집할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최종 명단 18명이다.
[조 편성에 대해]
우리와 온두라스, 루마니아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루마니아는 프랑스를 탈락시킬 뻔 한 팀이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를 이겼고, 프랑스랑 비겼다. 온두라스 경우에는 미국을 2-1로 이겼다. 멕시코와는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졌다. 만만치 않은 팀이다. 루마니아, 온두라스, 우리, 세 팀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는 상대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서 대회를 치러나갈 계획이다. 메달을 노리기 위해서는 조별리그 통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조 편성 발표 때 산에 간 것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기를 가다듬는다는 뜻에서였다. 조금이라도 좋은 기운을 가져올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조 편성 전부터 껄끄럽다고 생각한 팀들과 만났다. 오히려 프랑스 같은 강팀이랑 붙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다들 쉬운 조가 걸렸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안 그렇다. 마음속으로는 프랑스, 멕시코와 붙고 싶었는데 반대로 됐다. 그런데 어차피 토너먼트에 가면 프랑스, 멕시코 등과 붙게 된다. 하나하나씩 해결해나가라는 뜻인 것 같다.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중요한 것은 8강전이다. 옆 조에서 누구와 만나게 되는 잘 대비해야한다.
[6월 소집 훈련에 대해]
6월 소집 훈련이 매우 중요한데 여러 난관이 있다. 첫 번째는 방역 지침이다. 문체부와 협회가 소통하고 있는데 쉽게 풀리지 않는다. 평가전을 치러야하는데 2주 격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들어올 팀이 없다. 남자 A대표팀 한일전 사례나 여자 올림픽 대표팀 플레이로프 사례를 보면 특정 지역에서 동선을 통제하면서 문제없이 진행됐다. 평가전이라고 다르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부가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만큼 이 부분이 꼭 해결됐으면 한다.
두 번째는 A매치 기간과 겹친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A대표팀이 선수를 차출하면 다 오케이 했다. 이번에는 양보를 부탁한다. 월드컵 2차 예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다. 동 큰 양보를 부탁한다. 간절하게 부탁한다.
1년 3개월 동안 완전체로 훈련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완전체를 모으고 싶은 바람이 있다. A대표팀과 조율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벤투 감독과 잘 협의하겠다. A대표팀에 대체 불가인 선수를 차출하는 것이라면 개의치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A대표팀에 차출되더라도 교체 명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 팀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최종 엔트리는 18명인데 매우 작은 규모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만큼, 6월 훈련을 위해 벤투 감독에게 정중히 요청할 생각이다. ACL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난감한 부분이다. ACL 참가 구단 감독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지만 어떤 방법이 좋을지 아직 모르겠다. 고민이 많이 된다.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평가전 상대는 강한 팀으로 요청했다. 경기도 가능한 많이 할 수 있게 이야기 중이다. 강한 팀과 경기해서 우리의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15일간의 훈련 동안 얼마나 마지막 담금질을 잘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일본에 갔다 오는 것인데 현 상황 상 쉽지 않다. 현지에 가게 되면 선수들이 스스로 느껴 준비하게 되는 것이 있다.
[선수 선발에 대해]
병역 문제는 선수 선발과 관계가 없다. 성적을 내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면 누구든 뽑을 수 있다. 또한 A대표팀에 들어가는 선수라고 무조건 뽑는 것은 아니다. A대표팀에 들어가더라도 우리 팀에 맞지 않으면 뽑을 생각이 없다. 사실 A대표팀에 드나드는 선수들이 최근 기량이 떨어져있다. 기량이 떨어진 상태라면 가차 없이 뽑지 않을 생각이다.
이름이 있는(유명한) 선수도 마찬가지다. 개인 대 개인으로는 올림픽에서 절대 성적을 못 낸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에 우리보다 개인 기량이 못한 선수가 어디 있겠나? 우리는 팀으로 상대해야한다. 팀을 꾸리는 데 있어서 개인적인 것들이 앞서면 안 된다. 단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팀을 만드는 기조다. 우리 팀 주축 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이전에 연령별 대표팀에서 떨어졌던 선수들이다. 지금은 다르다. 팀이 살면 개인도 산다. 개인이 살려 하면 팀은 죽게 돼있다.
[코로나19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 중이다. 최종 18명에 예비로 4명을 더 데려갈 수 있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4명을 데려가는 것이 좋은지, 4명이 같이 있을 때 분위기가 흐트러지지는 않을지, 여러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득도 있고 실도 있을 것이다. 1년 전에는 선수들 상태가 괜찮았다. 챔피언십이 끝나고 상승세를 탔다. 그런데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반면에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생겼다. 그런 부분은 장점이다. 새로운 얼굴이 나오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된다. ‘나는 무조건 간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경쟁체제가 잘 이뤄져있다. 그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소집하면 결과가 어떻든 모든 선수를 경기에 투입시킨다. 선수들이 가진 장단점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축구는 도전이다. 메달 색깔이 뭐든지 하나는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다. 조 편성이 되면서 경기는 시작됐다. 난관이 많이 있고, 현지에 가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하나씩 차분하게 격파해나가야 한다. 피해갈 수 없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