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축구협회(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가 여자축구 지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여자축구 저변확대를 위한 도약을 알렸다.
6일 울산광역시청 본관 2층 대강당에서 ‘2023 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KFA 여자축구 지도자 컨퍼런스는 기존 컨퍼런스와는 다르게 여자축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여자축구 저변확대 및 환경개선 등을 함께 논의하고자 진행됐다.
국내 활동 지도자 약 150명을 대상으로 사전에 참가 신청을 받았으며 2023 여자월드컵 TSG 결과 발표, 2023 여자월드컵 리뷰 및 여자축구 발전 방향,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출범 및 클럽 라이선스 도입, KFA 등록 규정 안내 및 등록 교육, 23-24 시즌 변경된 경기 규칙 안내로 세션이 구성됐다.
2023 여자월드컵 TSG 분석을 통한 세계 흐름 파악
컨퍼런스는 먼저 대한축구협회 미하엘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진행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TSG 결과 분석으로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뿐만 아니라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이 어떤 포메이션을 사용했는지, 어떤 패턴으로 득점이 터졌는지, 포지션별 대회 최고의 선수는 누구였는지 등 전체적인 지난 여자월드컵의 전술적 흐름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미하엘 뮐러 위원장은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가운데 25개국이 3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는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윙어들을 측면 넓게 포진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지난 월드컵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수비 시 중앙을 막는 전형을 만들었기 때문에 윙어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며 운을 뗐다.
미하엘 뮐러 위원장은 축구 경기를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공을 빼앗겼을 때, 공이 없을 때, 공을 빼앗았을 때 총 4가지로 구분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움직임을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이 지난 대회에서 25%가 넘는 시간을 상대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플레이했다. 이는 각 상황이 일어났을 때 적합한 공수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볼을 빼앗긴 후 다시 찾아오는 데에 평균 6.3초 밖에 안 걸린 모로코 역시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세분화된 항목들이 유소녀 축구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줘야 한다고 밝혔다. 미하엘 뮐러 위원장은 “이러한 흐름 파악을 통해 풀뿌리 축구에서부터 우리가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풀뿌리 축구의 발전이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의 발전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 성장만 봐서는 안 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컨퍼런스에 참가한 지도자들도 여자축구를 발전시키는 데에 있어서 어떠한 전술적 흐름이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울산현대청운중 이유연 코치는 “빠른 수비 압박이나 공격 전환 등 저희 팀에서도 항상 추구하고자 하는 점들이 이번 컨퍼런스에서 많이 다뤄졌다”며 “지난 월드컵에서의 다양한 전술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간다”고 전했다.
콜린 벨 감독과 한국 여자축구를 들여다보다
여자월드컵 TSG 분석이 끝난 후 여자 대표팀 콜린 벨 감독이 지난 여자월드컵에서의 대한민국 대표팀 리뷰를 진행했다. 콜린 벨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과의 경기를 대비해 각각의 상대에 따라 준비한 공격 및 수비 훈련법, 훈련장 밖에서 진행된 상대팀 분석 방법 등을 설명했다.
콜린 벨 감독은 '각 상대에 맞는 훈련을 진행했으면서도 우리가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건 공간에서의 수적 우위였다.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수적 우위를 만들어 상대와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했다'면서도 '다만 콜롬비아전에서는 상대가 우리의 예상과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고, 우리가 급하게 이에 대응하다 보니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만들지 못해 아쉬웠다'며 지난 월드컵을 돌아봤다.
단순히 전술적인 내용에만 그치지 않았다. 콜린 벨 감독은 2022년 기준 대한민국 여자 축구선수 등록 인원(1,459명)이 일본(81만 8000명)과 호주(42만 9000명)에 비해 현격히 적은 상태이며 이는 연령별 클럽팀 차원에서부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 감독은 “현 시점부터 2027 여자월드컵에 대한 준비는 시작돼야 한다. 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유소녀 축구에서부터 도움의 손길이 가야하며, 유럽 국가와의 친선전도 더 자주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도자를 준비 중인 브라질 출신 아만다는 “현재는 WK리그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선수가 없는데 먼 훗날 한국 여자축구와 브라질 여자축구 간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며 “브라질과 한국의 축구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그런 면에서 이번 세션이 큰 도움이 됐다. 이번 컨퍼런스를 바탕으로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출범으로 맞이한 새로운 도약
마지막으로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출범 및 클럽 라이선스 도입에 대한 세션이 진행됐다. 지난 8월 AFC 여자축구분과위원회는 AFC 여자클럽챔피언스리그 및 클럽 라이선싱 도입 계획을 의결 및 승인했다. 2024-25 시즌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가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과도기를 거쳐 2028-29 시즌엔 여자 챔피언스리그 참가 클럽의 라이선스 취득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저변확대팀 지윤미 팀장은 “여자축구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은 예전보다 많이 늘었는데 여자축구를 엘리트로서 해보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이처럼 몇몇 제도와 규정을 제정하는 게 당장은 현실성이 크지 않을 수 있더라도 여자축구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시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