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가 6월 1일 오후 일반관람을 시작한 이후 23,880명이 관람하는 등 전시 초반부터 뜨거운 관람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12명의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의 드라마에 배치됐던 상징적인 소품에 초점을 맞춰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속 대통령들의 고뇌와 결단의 이야기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씨(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가 전시장을 찾아 깜짝 도슨트 역할을 맡았다.
과거 청와대에서 지낸 경험이 있기도 한 김현철 씨와 노재헌 씨는 전시가 어떻게 마련됐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며, 상징 소품을 내건 독특한 전시기법과 라이프스타일 콘셉트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우리 대통령들의 역사가 쉽고 재미있게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상징소품과 사진에 호기심을 갖고 모여들자 즉석 해설사로 나서기도 했다.
김현철 씨는 6월 3일(토) 전시 현장을 방문해, 관람객들에게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현철 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소품으로 전시된 조깅화 앞에서 “아버님의 대통령 재임 시기는 결단의 연속이었고, 새벽 조깅은 그 결단을 다듬어가는 준비의 시간이었다. 금융실명제 단행을 발표하던 날은 이걸 어떻게 발표할까 하는 구상을 하다 보니 평상시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셨는데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빨리 뛰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것이 금융실명제 실시의 전격성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방한한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에서 조깅을 할 때 김영삼 대통령의 승부근성이 발동해 두 사람의 조깅 속도가 점점 빨라져 마지막에는 마치 100m 달리기처럼 됐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친구와 함께 온 60대 관람객은 “과거 대통령에 대한 전시는 내용이 무겁고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전시는 조깅화를 통해 김영삼 대통령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4일(일) 전시장을 찾은 노재헌 씨는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상징소품으로 전시된 퉁소를 보고, “아버지가 직접 부시던 오래된 퉁소다. 아버지가 7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음악을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가 퉁소를 유품으로 남겨주셨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안 계셔서 외롭고 슬플 때, 퉁소와 음악으로 서러움을 씻어내셨다고 한다. 아버지의 이러한 음악적 감성이 ‘보통사람의 시대’를 선언하는 바탕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노재헌 씨는 “아버지가 퉁소를 꽤 잘 불었고, 노래도 잘했는데, 그 DNA가 자신에게 온 것 같지는 않다.”라고 해 관람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가족 3대가 함께 온 50대 관람객은 “노태우 대통령이 노래를 잘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퉁소와 휘파람에 능숙했다는 이야기는 처음이다.”라고 했고, 20대 아들은 “MZ세대 대부분은 우리 대통령들을 잘 모른다. 대통령들의 세계가 이렇게 흥미로운지 몰랐다.”라고 감상을 밝혔다.
6월 1일 오후부터 일반관람을 시작한 이후 23,880명이 전시장을 찾았으며, 주말인 3일과 4일에만 17,145명이 관람했다. 청와대를 찾은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보기 위해 줄을 늘어서 피크타임 때의 본관 앞 입장 대기줄이 200m 가까이 되기도 했다. 현재 청와대 본관은 청와대 시설물 보호와 관람객 안전을 위해 관람객 수를 동시 수용인원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관람객들에게 대기 시간 정보를 현장에서 알리는 등 안내 시스템을 강화하고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이번 전시는 본관의 ‘본관 내부 복원 프로젝트’ 전시, 청와대에서 쓰이던 식기와 가구를 볼 수 있는 춘추관의 ‘초대, 장’ 전시와 함께 8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보도자료출처: 문화체육관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