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제주4·3희생자 보상기준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도 보상실시를 위해 신속한 보완입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4·3사건법」(’21.6.24.시행) 전부개정 취지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희생자에 대한 위자료 등 특별한 지원’방안 강구를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구체적 보상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제주4·3희생자 보상실시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에 대한 첫 입법적 보상으로 과거사 정리의 큰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과제로「과거사 배·보상 기준 제도화에 관한 연구(「4·3사건법」을 중심으로)를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4·3희생자 보상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주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협조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에서는 △「4·3사건법」제16조의 ‘희생자에 대한 위자료 등’의 법적 성격을 밝히고, △희생자 보상기준, △청구권자 범위, △보상 절차에 관한 사항 △가족관계 정정 등을 집중검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회의 개최 및 서면 등을 통한 전문가 자문을 14회 거치고, 그룹 인터뷰·개별 면담·간담회 등 16여 차례에 걸친 유족 의견수렴을 토대로 마련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4·3희생자 피해 보상기준 제도화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법 제16조의 ‘희생자에 대한 위자료 등 특별한 지원’의 성격을 ‘보상’으로 보았다.
제주4·3사건 희생에 배상사안과 보상사안이 혼재되어 있음을 감안하고 유사 입법례(5.18보상법, 민주화보상법, 부마항쟁보상법 등)를 참고하여, 적법행위 뿐만 아니라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전보까지 포함 가능한 ‘보상금’으로 새로 정의했다.
둘째, 4·3사건 희생자에 대하여 적극손해(現 의료지원금), 소극손해(일실이익), 정신적손해(위자료)를 모두 전보(塡補)하여 완전한 보상을 하고, 1인당 보상금을 ‘균분 지급’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소극 손해 전보와 관련하여 4·3사건 발생 시기와 근접한 1954년 평균임금을 현재가치(금 기준 물가상승률 반영)로 환산하여 희생자 1인당 일실이익 평균값을 추계하고, 정신적손해 전보를 위한 위자료 기준으로 국가배상법상 사망자 본인 기준 위자료를 제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희생자에게 보상금을 균분 지급하되, 사망·행불 희생자 1인당 보상 수준을 9천만원으로 하고, 후유장애·수형인 희생자의 경우 9천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위원회가 결정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균분 지급 방안은 4·3사건이 70년 이상 지난 사건임을 감안 할 때, △소득증빙 곤란, △임금통계의 정확성 미흡, △차등지급으로 인한 공동체 갈등 우려, △집단 희생 보상을 통한 공동체 회복이라는 입법취지를 고려하고, △희생자 및 유족의 의견을 존중한 결과다.
셋째, 신청인이 희생자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할 경우「민법」상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두어 4·3사건으로 인한 피해보상의 종국적 해결을 도모했다.
희생자 보상의 범위에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전보뿐 아니라 정신적손해에 대한 보상을 포괄하여, 「민주화보상법」·「5·18보상법」상 ’재판상 화해 간주‘ 조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취지를 반영했다.
넷째, 희생자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경우 보상 청구권자는 보상결정 당시「민법」을 준용하여 상속될 수 있도록 특례를 두었다.
4·3사건 발생 시기(’47년~’54년)를 고려할 때 1960년 이전 사망 또는 행방불명된 희생자가 대부분으로 민법 제997조(상속은 사망시점에 따라 개시)에 따라 舊민법(호주상속)에 따른 상속이 이뤄지게 된다.
유족은 호주상속이 현실화되면 오히려 공동체에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 우려했다. 이러한 유족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연구진은 보상 결정 당시「민법」상 재산상속인에게 상속될 수 있도록 특례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희생자의 제사를 지내거나 무덤을 관리하여 유족으로 인정된 4촌이 장기간 보상지연으로 사망한 경우, 이를 물려받은 직계비속(5촌)이 예외적으로 보상청구권을 갖도록 하여 상속범위를 5촌까지 확대해달라는 유족 요구를 일부 해소했다.
다섯째, 이 법에 따른 보상이 희생자의 형사보상 청구를 막지 않음을 명시하고, 형사보상청구권 역시 4·3희생자 보상청구권과 마찬가지로 현행 「민법」을 적용토록 특례를 두어 혼란의 여지를 줄였다.
또한 「국가배상법」,「형사보상법」 등 他 법에 따른 배·보상을 받았거나 지원 또는 예우를 받는 자에 대하여 보상금을 차감 지급하거나 적용을 배제 시킬 수 있음을 명시하여 같은 원인(4·3사건)으로 인한 피해보상 간의 형평성을 고려했다.
여섯째, 보상 업무의 전문적·효율적 처리를 위하여 위원회에 보상심의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상금을 일시급으로 지급하되 생존희생자·희생자 결정일 등을 고려하여 신청순서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청기간에 대해 유족은 가족관계 정정에 소요될 시간을 고려하여 3~5년으로 여유있게 설정하기를 희망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여 신청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하고 그 기간은 3년으로 검토했다.
마지막으로 희생자의 사망·행불 이후 신고된 혼인관계의 효력을 인정하기 위한 혼인신고등의 특례를 두기로 했다.
희생자 결정 과정에서 사망 또는 행방불명일이 확인되어 공부상 사망일자가 혼인신고 이전으로 정정될 경우 현행 제도에 따라서는 기존의 혼인신고가 무효가 되고, 자녀와의 친자관계도 말소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왕의 가족관계 효력을 유지 시켜줄 필요성이 제시되었고 특례를 두어 그 구제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하여 5년간 단계적 지급 계획에 따라 2022년 정부 예산안에 1,810억원을 반영했으며, 차질 없는 집행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보상기준 제도화를 위해 보완 입법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도 보상 집행에 속도를 내기 위하여 구체적 보상기준이 담긴 「4·3사건법」추가 개정은 의원 발의 형식으로 신속하게 추진될 예정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제주4·3희생자 보상으로 뒤늦게나마 무고한 희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하고 과거사 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제시하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라면서, “남은 입법 과정에서 국회와도 잘 협력해 내년도 보상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출처: 행정안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