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은 후반 교체 투입 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끈 박은선(서울시청)의 활약에 흡족해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5-2로 이겼다. 전반 24분 조소현의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전반 막판 쿤다난지 레이첼과 반다 바브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에 터진 이금민의 멀티골과 조소현, 박은선의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콜린 벨 감독은 “처음에 시작을 잘 끊고 이후 더 많은 점수차로 벌려갈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관중의 영향을 조금 받은 것 같다”면서 “그래도 후반전에 만족한다.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고강도, 앞으로 가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후반에 선수들이 보여줬던 경기는 점진적이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콜린 벨 감독과의 일문일답]
- 경기 후 소감.
저희가 처음에는 시작을 잘 끊었으나 이후에 더 많은 점수차로 크게 벌려갈 수 있었던 상황들이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 선수들이 관중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점점 뒤로 가는 습관적인 플레이가 나왔고 계속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상황 속에서 임선주 선수의 부상도 나왔다.
후반에는 우리가 조금 더 강도를 높이고 앞으로 가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그리고 후반전에 선수들은 경기를 뒤집어줬다. 우리가 후반에 보여줬던 경기력은 점진적인 플레이, 능동적인 플레이, 그리고 긍정적인 플레이였다. 이런 플레이를 해야 우리가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온 다음에야 팬들이 보내주시는 응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팬들이 경기를 보러 오셔서 선수들의 묘기라든지 그런 것들을 보고 돌아가시는 게 아니라 팀의 승리를 가지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방금 말씀드린 것들에 대해 선수들에게 전체적으로 전달했다. 선수들이 하프타임이 끝나고 올바르게 반응해 준 것 같다. 특히 박은선 선수에게 굉장히 기쁘다. 박은선 선수는 1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많이 노력을 해왔고 오늘 경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그리고 여기에 조소현, 이금민 선수가 또 한 단계 경기력을 올려줬다. 또한 후방에서 우리의 수비도 상당히 견고해졌다. 그로 인해 저희가 후반전에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잠비아 팀에 대한 칭찬도 빼놓을 수 없다. 잠비아 팀은 굉장히 빠르고 피지컬 쪽으로도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전반전에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후반전에는 우리가 그나마 그 부분들을 잘 대처했다.
1-2로 지고 있던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는 것 자체가 우리 팀의 DNA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전반 막바지 부분이다. 그때 우리가 스피드도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우리가 계속 뒤로 가는 플레이가 있었다.
- 우리는 월드컵에서 모로코와 같은 조에 속해 있다. 같은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잠비아는 모로코를 대비한 평가전이 될텐데, 2차전에서는 잠비아가 어떻게 준비해서 나올 것 같은지.
잠비아 팀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역습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주일 내내 쉽게 골을 내주지 않는 연습을 했고 동시에 점진적인 플레이를 하는 습관을 훈련했다. 전반전에는 잠비아가 가지고 있는 그 스피드가 굉장히 잘 나왔다고 생각이 든다. 스피드가 잘 나오게 된 이유는 우리가 계속 뒤로 가는 플레이를 하면서 뒷 공간이 비었기 때문이다. 2차전에도 잠비아가 오늘 경기와 같이 위협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줄 거라 예상된다.
- 전반전에 임선주 선수의 부상 나오면서 포메이션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 그 안에서 장슬기 선수가 전반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후반에는 레프트 백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슬기 선수의 다재다능함이 대표팀에 어떤 강점으로 작용하는지 듣고 싶다.
어떻게 보면 거의 매번 기자회견 때마다 말씀을 드리는 것 같다. 우리 팀의 장점 중에 하나는 굉장히 유연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포메이션을 선택을 했을 때 그로 인해서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포메이션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것은 플레이 원칙이다.
플레이 원칙이 경기를 시작하고 전반 20분, 25분 동안까지는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경기 중에 임선주 선수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포메이션을 조금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렇게 포메이션을 바꾸더라도 장슬기 선수는 본인 역할에 대해 충분히 잘 인지하고 변화에 잘 대응했다.
우리가 포메이션보다 플레이 원칙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에 대해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감독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일하기가 더 수월하다. 선수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가더라도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효주 선수도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에서 다양한 포지션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박은선 선수와 천가람 선수가 같이 뛰는 장면이 있었다. 대표팀 내에서 베테랑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함께 뛰었을 때 팀에 줄 수 있는 좋은 영향력은 무엇일지?
간략하게 일단 박은선 선수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상당히 훌륭한 선수이자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인성적으로도 좋고, 평소에 유머 감각도 넘친다. 박은선 선수에 대해서는 저희가 훈련을 개별적으로 조절해 진행한다. 왜냐하면 손화연, 강채림, 최유리 선수 등과 다른 스타일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기대하고 원하는 모습을 박은선 선수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스쿼드 내에 배예빈, 장유빈, 천가람, 이은영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있다. 이 어린 선수들에게 앞으로 중요한 건 조소현, 지소연, 이금민, 김혜리, 김정미 선수와 같이 실력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경험있는 선수들을 보고 빠르게 배우는 것이다. 선수단 내에서 나이가 많은 선수들과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의 조화를 잘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임선주 선수의 부상 이후에 조금 주춤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잘 나타난 것 같다.
하프타임 때 들어와서 선수들에게 한 가지 강조한 게 있다.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된다, 뒤집어야 된다’는 압박감을 조금 강하게 주입을 했다. 지금 우리 대표팀 내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경기력이 더 중요하다. 이 때 경기력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압박감이 주어졌을 때도 충분히 본인이 그걸 이겨낼 수 있는 그런 경기 능력도 포함이 된다.
오늘 경기 승리에 대해 한 가지 더 기쁜 이유는 지금 현재 스쿼드에 많은 선수들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소연, 최유리, 심서연, 강채림, 이민아, 이영주, 장창 이런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오늘 경기 승리를 가져와서 기쁘다.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선수들이 배워야 된다. (다른 선수의 공백이 있을 때는) 조소현, 이금민, 김혜리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경험을 가지고 나서야 하고 어린 선수들은 본인들의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해야 한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