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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을 기억해] '한국인은 삼세판!' 외치는 재믹스FC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과정의 소중함과 도전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이런 말은 섭섭하다. 1등 못지않은, 혹은 더한 치열함으로 그라운드를 빛냈던 2등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KFA 홈페이지는 그런 2등에 주목해보려 한다.

재믹스FC는 11월 29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K5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SMC엔지니어링에 0-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두 번째 준우승이다. 재믹스FC는 초대 대회였던 2019 K5리그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때도 결승전 상대는 SMC엔지니어링이었다.

“우리더러 준믹스FC라던데...”

2년 연속 준우승에 웃지 못할 별명이 생겨버린 재믹스FC다. 같은 팀에게 두 번 연속 진 탓이 크다. 재믹스FC의 주장을 맡고 있는 문진재는 “준믹스FC라고 처음 언급하신 분은 한 번 찾아보고 싶다”며 웃었다. 그는 “2인자 이미지가 굳어지면 안 될 것 같다. 빨리 SMC엔지니어링을 다시 만나서 설욕을 해야겠다”면서 “내년 챔피언십도 좋지만 FA컵 1라운드에서 먼저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2020 K5리그 부산·경남 권역에서 무실점 무패로 우승을 차지한 재믹스FC는 챔피언십에서도 무실점을 유지하며 결승전까지 올라갔다. 결승전에서 SMC엔지니어링에 내준 단 한 골이 이번 K5리그에서 재믹스FC의 유일한 실점인 셈이다. 중앙수비수인 문진재는 “그 한 골이 엄청난 상처”라고 말했다. 재믹스FC는 결승전에서 전반 39분 SMC엔지니어링 김상우에게 프리킥으로 골을 내줬다.

문진재는 “경기가 끝나고 다들 표정에 아쉬움이 많았다. 실점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밀리기는 했지만 SMC엔지니어링이 지난해와 달리 타겟맨을 두고 단순한 플레이를 했다. 같이 중앙수비를 보는 장선호나 미드필더 이민섭도 키가 크기 때문에 공중볼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반 24분에 경고누적 퇴장이 있었고, 곧 이어 실점을 하면서 경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후반전에는 다들 근육 경련이 와서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른 경고누적 퇴장은 변수가 됐고, 이미 부상자가 많았던 재믹스FC는 고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만큼의 운동량을 가져가지 못했던 것도 큰 악재였다. 이승우 감독까지도 결승전에 교체 출전할 정도로 선수층이 얇았다. 이승우 감독은 “챔피언십을 시작할 때부터 얇은 선수층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잘 버텨서 결승까지 올라간 것은 기쁘다. 다만 SMC엔지니어링에 설욕을 못해서 아쉽다”며 웃었다.

SMC엔지니어링에 대한 설욕 의지는 재믹스FC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 SMC엔지니어링이 FC투게더를 승부차기로 잡고 먼저 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재믹스FC는 523FC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문진재는 “‘SMC엔지니어링이 밥상을 차려줬다. 무조건 리벤지(복수)다’라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 못한 그는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볼 때 제일 힘들었다. 열심히 올라왔는데 또 박수만 치고 있는 건가 싶었다. 이틀 동안 잠도 안 오더라. 더 뛸 걸, 종아리가 터지더라도 뛸 걸,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세판은 해야지!”

재믹스FC는 다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앞서 문진재가 밝혔듯이 하루라도 빨리 SMC엔지니어링과의 맞대결을 성사시키고 싶은 바람이다. 이승우 감독은 “SMC엔지니어링에 개인적으로 나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으로서 봤을 때 못 넘는 산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에 다시 만나면 그 산을 꼭 넘고 싶다. 그만큼 우리도 보강을 잘해야 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두 번의 패배가 있었지만, 재믹스FC는 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진재는 “팀에 임원진, 고문 등 형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 분들의 응원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준우승을 했을 때도 형님들이 세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한국인은 삼세판이라고, 응원해주셨다. 다음에 다시 SMC엔지니어링을 만나면 세 번째 판이니까 반드시 이기겠다”며 리벤지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금 드러냈다.

K5리그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점 또한 재믹스FC를 자극시키고 있다. 단 두 번의 챔피언십을 치렀지만 지난해와 올해의 참가팀 수준이 훌쩍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승우 감독은 “첫 경기부터 결승전 같았다”고 했다. 그는 “각 권역 리그부터 각 팀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취약한 포지션에 선수 보강을 하고 코로나19가 완화되면 훈련량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진재는 “우리 팀에는 내년에 30대가 되는 선수가 많다. 생활축구에서는 1년, 1년이 정말 몸이 다르다. 한 살이라도 어린 게 큰 무기다. 정말이다. 나이 들어서 정신력만으로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드는 만큼 몸 관리에도 신경 쓰면서 다 같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축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승컵도 들 수 있을 것”이라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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