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실패한 감독이 되더라도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합니다”
변성환 감독은 '결과를 내기 위한 축구'보다 '성장을 위한 축구'를 펼쳐야 함을 강조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남자 U-16 대표팀이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파주 NFC에서 4차 국내소집 훈련을 진행했다. 상반기에 세 차례 소집훈련을 진행한 대표팀은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U-16 인터내셔널 드림컵 2022’에 참가해 일본, 멕시코, 우루과이와 대결했다. 이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각자 일정을 소화하다 하반기 첫 훈련이자 올해 4차 소집훈련을 위해 다시 모였다. 7월 18일과 20일에는 동티모르 U-16 대표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져 18일에는 8-1, 20일에는 8-0으로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오는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023 AFC U-17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해 우즈베키스탄, 브루나이, 스리랑카와 상대한다. 예선 각 조 1위 팀과 2위 팀 중 상위 5팀이 내년 바레인에서 열리는 본선에 참가한다.
20일 파주에서 만난 변성환 감독은 예선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었다. 기존 선수들과 팀의 철학을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연습경기는 실전을 예선에서 만날 상대팀을 염두에 둔 실질적인 리허설이었다.
하지만 변성환 감독은 결과를 내는 것 이상으로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축구를 펼치는 것을 강조했다. 변 감독은 "단순한 축구로 눈 앞의 결과를 내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보다 선수들이 이 연령대에 맞는 축구를 배우고 그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내가 실패한 감독이 되더라도 5년 후에 이 팀 선수들 중 프로 상위 팀으로 가고, A대표까지 올라가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성환 감독과 일문일답]
- 첫 국제대회를 치른 뒤 첫 소집이다. 이번 소집 훈련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지난 인터내셔널 드림컵과 비교해 12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그중 아예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가 유럽파 2명을 포함해 7명이다. 이번 소집을 통해 이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 기존 멤버와 어느 정도 시너지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또한 기존 주축 멤버들도 대부분 소집에 합류한 만큼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우리 팀의 전술과 철학을 세밀하게 입히고 있다. 현재 팀의 완성도는 70% 정도라고 생각한다. 예선까지 90% 이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동티모르 U-16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도 치렀다.
지금까지 연습경기들은 우즈베키스탄 U-16팀을 염두에 공수전환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어려운 경기를 치르고자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홈 이점이 있고, 훈련도 잘되어 있어서 조직력이 상당히 좋은 강팀이다. 이를 대비해 드림컵에서 월드컵 레벨 팀들을 상대했고 그 외 국내 연습경기들은 우리보다 연령대가 높은 대학팀들을 상대했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전 외에 브루나이와 스리랑카전에서 다득점 승리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동티모르와 두 차례 연습경기는 그 두 경기를 위한 실질적인 리허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상대가 두 줄 수비, 세 줄 수비로 내려앉아 나올 때 이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를 경험하고 다득점을 위한 득점 감각을 입히고자 했다.
- 다가오는 예선과 다른 대회에서 펼치고자 하는 변성환호의 축구는 어떤 모습인가
이 연령대 선수들은 성인팀처럼 공을 차면 안된다. 연령대에 맞는 축구를 배워야 한다.
우선 공격지향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더라도 내려서서 지키기보다 창대창으로 싸우는 걸 원한다. 이를 위해 빠른 공수전환과 공격 전개가 필수다. 궁극적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어야 하고 체력과 기술에서 모두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수비 상황에서도 기다리는 수비보다 도전하는 수비를 펼쳐야 한다. 이러한 축구가 결국 이 연령대에 맞는 축구라고 생각한다.
- 연령대에 맞는 축구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단순한 축구를 펼쳐 당장 결과를 내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U-16 대표팀 감독이 해야 할 일은 이 선수들로 성적을 내는 것보다 이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당장의 국제대회 성적보다 5년 후 이 선수들이 프로 상위 팀에 얼마나 진출하는지, A대표로 몇 명이나 올라가는 지를 봐야 한다.
내려앉아서 기다리는 수비를 펼치는 축구는 성인이 되면 할 수 있다. 이 연령대에서는 실수하더라도 도전하면서 배워야 한다. 물론 당장의 대회에서 성적이 안 나오면 내가 실패한 감독이 되겠지만, 그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아이들의 성장에 맞는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