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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의 자신감, U리그마저 삼킬까?


“사실 U리그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계획을 수정해야할 것 같네요.” - 안효연 감독

동국대가 2020 U리그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안효연 감독이 이끄는 동국대는 3일 연세대 운동장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2020 U리그 3권역 경기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공격수 김대욱이 멀티골을 넣었고 어정원과 엄지훈이 각각 한 골씩 보태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 경기는 ‘챔피언 매치’나 다름없었다. 최근 종료된 ‘통영기 제56회 대학축구연맹전’ 우승팀(동국대)과 ‘한산대첩기 제56회 대학축구연맹전’ 우승팀(연세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두 팀은 연맹전이 끝난 후 불과 이틀 만에 U리그에서 격돌했다. 자존심 대결로 충분했다.

U리그에서의 흐름은 연세대가 더 좋았다. 이 날이 3권역 네 번째 경기였던 연세대는 앞선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며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다. 하지만 연세대전이 3권역 두 번째 경기였던 동국대는 앞선 성균관대와의 맞대결에서 2-4로 패하며 1패로 하위권에 있었다. 게다가 동국대는 부상자도 상당수 있었다. 안효연 감독이 경기 시작 전 “망신이나 당하지 않으면 좋겠네요”라며 멋쩍게 웃은 이유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전반 초반부터 동국대의 적극적인 공격이 돋보였다. 동국대는 유기적인 패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경기를 이끌었고, 전반 22분 어정원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경기 종료 전까지 네 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안효연 감독으로서도 예상하지 못한 대승이었다. 안 감독은 경기 후 “생각하지도 않았던 승리”라면서 “환자가 너무 많아 학교에서도 편하게 경기하고 오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2016년 모교인 동국대 지휘봉을 잡은 안효연 감독은 지난 3년과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을 올해 보여주고 있다. 과거 3년은 내용과 결과를 동시에 챙기지 못하는 빈도가 높았던 반면 올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위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의 개인 능력에서 팀 전체의 조직력 향상으로 포커스를 옮긴 게 효과가 있었다. 실제로 이 날 U리그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전통의 명문’ 연세대를 압도하는 동국대의 경기력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가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8월 열린 태백산기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과 최근 열린 통영기 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은 동국대의 자신감에 불을 붙였다. “망신이나 당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안효연 감독의 투정(?)이 투정으로만 끝난 이유다. 안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재미있게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감독과 코치가 원하는 플레이가 경기장 안에서 나오다 보니 자신감도 붙고 경기를 즐기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국대의 자신감은 190cm의 장신으로 이 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중앙 수비수 황명현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황명현은 “부상 중인 형들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 같이 열심히 뛴 덕분에 연세대를 이길 수 있었다”면서 “전국대회에서 두 번 우승하다보니 팀 전체가 여유를 가지게 된 것 같다. 우리끼리 단합력도 생기고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안효연 감독은 “가용 인원 때문에 솔직히 U리그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연세대전에서도 필드 플레이어 인원이 12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세대를 이겼으니 계획을 수정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앞선 두 번의 전국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목표를 초과 달성한 동국대가 올해 마지막 일정인 U리그마저 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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