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이냐 더블이냐.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끝나지 않은 승부가 이어진다.
울산과 전북이 2020 하나은행 FA CUP FINAL에서 다시 만난다. 1차전은 4일 저녁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차전은 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K리그1에서 시즌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던 두 팀이기에 이번 맞대결이 가질 치열함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K리그1의 승자는 전북이었다. 전북은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었던 울산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특히 10월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과 다름없던 26라운드 맞대결에서 1-0 승리를 가져감으로써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전북은 K리그 역대 최다인 8회 우승이자 4회 연속 우승으로 명실공히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전북은 FA컵 우승을 통해 더블을 노리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남아있어 트레블을 노려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2일 열린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전북이 잘하는 것을 다시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프로답게 최선을 다해 우승컵을 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1, 2차전 모두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분위기가 더없이 좋은 전북은 챔피언의 자신감으로 다시 울산을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며 전북 중원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는 미드필더 손준호는 “리그 우승 이후 FA컵 우승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리그 우승으로 정신이 해이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단언이다.
사실 전북은 오랜 기간 FA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00년과 2003년, 2005년에 FA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후로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5년 16강 탈락, 2017년 32강 탈락, 2018년 16강 탈락, 2019년 32강 탈락 등 하부리그 팀들에 덜미를 잡혔던 기억이 많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16강전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고, 이어 부산아이파크와 성남FC를 차례로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15년만의 FA컵 우승에 도전하기 더없이 좋은 기회다.
울산은 FA컵에서 단 한 차례 우승했지만 비교적 최근인 2017년이다. 김도훈 감독이 울산의 첫 FA컵 우승과 자신의 감독 인생 첫 우승을 이끌었다. 3년 만에 다시 FA컵 정상을 노리는 울산은 설욕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K리그1에서 2년 연속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리그에서 당한 3패를 FA컵에서 되갚아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도훈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면서 “전북전 패배 후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리그 마지막 라운드 승리로 분위기가 전환됐다고 생각한다. 전북에 세 번 졌으니 FA컵에서는 꼭 이기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중앙수비수 불투이스 또한 “리그 우승을 놓친 것은 지나간 일이고 바꿀 수 없다. 이제는 앞을 바라보며 FA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1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크지만 울산 역시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블 달성의 가능성이 살아있다. 다만 울산은 바로 앞의 FA컵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K리그1 준우승의 아쉬움을 얼마나 잘 털어내고 승리에 대한 의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울산은 전북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바로우와 한교원에게 두 골씩을 내준 바 있어 이들을 경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도훈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견제하는 선수로 한교원을 꼽으며 “활동량이 많고 공격에서 활발한 침투 움직임을 자주 보여주는 선수이기에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 선수 중 주니오를 가장 견제한다고 밝혔다. K리그1에서 27경기 26골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으로 득점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북을 상대로는 페널티킥 한 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만큼 홍정호가 중심이 된 전북 수비진이 주니오를 잘 봉쇄한 셈이다. 주니오의 득점력이 전북을 상대로도 살아난다면 울산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힘이 될 수밖에 없다.
[보도자료출처: 대한축구협회]